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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더 이상 숨거나 도망다니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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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20-08-20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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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의 시·도민들은 코로나19에 대한 트라우마가 매우 크다. 올해 봄 1차 유행 당시 대구와 경북에서 엄청난 숫자의 확진 환자가 발생했으며 병상이 모자라 전국으로 이송됐던 기억이 있다. 그 엄중한 상황에서도 시·도민들은 이를 악물고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극단의 노력을 했었다. 일상생활이 모두 무너졌어도 차분하게 방역당국의 지침을 따랐고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이면서 거의 청정지역이라고 불릴 만큼 감염병 퇴치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지금 다시 확진자가 거세게 불어나는 수도권의 상황을 보면서 잊혀 가는 아픈 기억이 다시 떠오른다. 더구나 지난 8·15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시·도민들 상당수와 수도권 확진자로 말미암은 전파자들이 확진되는 상황에서 공포가 다시 엄습하고 있다. 이 위기를 넘기지 못한다면 우리 국민 전체는 다시 혼란과 고통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모두들 이번 서울 사랑제일교회발 코로나19는 신천지 때보다 위중하다고 진단을 한다. 그 이유는 명단 확보가 어렵고 검사 대상자들이 검사를 거부하는가 하면 확진자가 탈출을 시도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또 병원에 입원한 확진자가 의료진에게 고의적으로 몸을 갖다 대고 침을 뱉는 행위까지 하고 있다고 하니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다.
 
  특히 전광훈 목사는 최근 사랑제일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는 상황을 두고 "북한의 지령을 받은 바이러스 테러"라는 주장까지 내놨다. 전 목사는 보수 유튜브 채널을 통한 인터뷰에서 "병원에서 기도하면서 생각하니까 증거들이 계속 나온다. 북한의 지시로 문재인 정부가 한 것이 아닌가. 이것이 거의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우리민족끼리(북한 대남선전매체)'에서 '바이러스 테러'를 언급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대로 자신이 직접적인 확산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백번 양보하더라도 자신의 교회에서 감염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일말의 책임감을 느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엉뚱한 주장을 하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문제는 그의 엉터리 주장이 아니라 그를 추종하는 교인들이나 극우단체 회원들은 그의 말을 메시지로 삼아 방역당국의 지침을 따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숨고 도망다니며 전파를 한다면 상황은 극적으로 악화될 수 있는 것이다.
 
  대구·경북에서도 8·15 집회에 참가한 시·도민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모두 방역에 동참하지 않는 것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 자신의 건강이 위태로운 것도 문제지만 자신으로 하여금 국민 전체의 건강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 더 이상 자신의 정치적·종교적 신념을 앞세울 것이 아니라 국가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현명한 판단을 하기를 바란다. 그들도 모두 엄연하게 우리 대한민국 공동체의 일원이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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